서울시건축상 수상작
올해로 38회째를 맞이하는 ‘서울특별시 건축상’은 건축 분야 최고 권위의 상으로서, 건축의 공공적, 예술적, 기술적 가치를 구현해 시민 삶의 질을 향상시킨 우수한 건축물을 매년 선정해오고 있으며, 올해는 ‘일반건축’, ‘녹색건축’, ‘건축명장’에 더하여 ‘2020 제12회 서울건축문화제’ 주제인 ‘틈새건축 부문’을 신설하여 4개 부문으로 접수받아 20작품이 수상되었다.

우수상  역삼동 SAI. 01

본문

작품설명

·작품명: 역삼동 SAI. 01
·설계자: 이상대
·설계사무소: (주)스페이스연 건축사사무소
·건축주: 양수영, 양혜진. 양서희
·시공사: 주식회사 재윤디앤씨
·위치: (구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역삼동 620-6번지
(신주소) 서울특별시 테헤란로 5길 51-17
·용도: 근린생활시설
·대지면적: 553.2㎡
·건축면적: 275.16㎡
·연면적: 797.19㎡
·규모: 지상 2층, 지하1층
·구조: 철근 콘크리트조



[작품소개] 도시, 마당, 담장 이야기

시작하며

서울은 도시경관의 변화가 끊임없이 일어나는 다이나믹한 도시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우리에게 소중한 삶의 한 축을 형성해 주던 장소의 기억이 어느 순간 외부의 힘에 의해 쉽게 사라져 버리는 곳이기도 하다.

사라져도 되는 것과 굳이 남아 있어야 하는 것의 경계는 어디에 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은 누구에게나 같을 수 없겠지만, 근대화/산업화로 이야기되어지는 한국의 현대사를 살아온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공간적 배경은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우리의 도시와 가로에 대한 기억을 굳이 살아보지 않았던 과거의 전통에서 어렵게 찾기보다는, 나의 기억 속에 존재하였던 근대화시기에서부터 찾는 것이 더 의미가 있을 수 있다.

담장/마당 이야기

담장을 경계로 주택들이 모여 있는 모습은 우리의 일반적 도시주거지역의 풍경이
었다.

담장은 사적인 영역과 공적인 영역을 가르는 가장 단순한 건축구조물 이었고, 담장 안으로 마당을 품고 있는 모습은 익숙한 우리의 주거공간이었다. 이는 유럽 등 다른 나라 도시에서 공동주택이 도시가로에 직접 접하면서 내부 중정을 갖는 유형과 차별화되어지는 지점이기도 하다.

근대화가 변곡점을 맞이하는 90년대 이후 주거유형은 단독주택이 다가구, 다세대 등으로 또는 아파트로 점점 대체되어짐으로써, 마당과 담장이라는 건축요소의 오래된 상호관계는 더 이상 설 자리를 잃어버린 듯하다.

서울에는 강북의 평창동, 성북동, 한남동 등 고급주거지역과 강남역 근처 국기원을 중심으로 하는 역삼동 언덕 등이 제1종 전용주거지역으로 남아있다.

강북의 세 지역은 전형적 주거지로서의 명맥을 유지하며, 거대한 담장과 그 너머보이는 나무 가지들이 단독주택과 어울리는 그 지역만의 마을 풍경을 보존하고 있다. 반면, 강남역 주변 역삼동일대는 강남대로와 테헤란로 지역를 받쳐주는 배후지역으로 도시기능이 변모하면서, 단독주거중심의 경관이 근린생활시설 중심의 경관으로 바뀌어가며, 전형적인 주거지역의 모습이 사라지고 있다.

도시의 기능과 경관이 급격히 바뀌어가는 상황은 우리에게 너무나 일상화되어서, 변화를 자각하지도 못하고 받아들인다. 여기에서, 우리에게 남아있는 따스한 마을의 기억 한 조각을 변화되는 도시모습 속에 남김으로써 과거와 미래가 공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었다.

간판으로 뒤덮인 상업건물이 가로에 바싹 얼굴을 들이 밀거나, 건축물은 뒤로 후퇴했지만 주차장이 가로변을 점령하는 모습이 아닌, 마당에 있는 나무가 슬쩍 담장을 넘어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며, 사계절을 만들어내던 마을의 기억을 담아내고 싶었다.

역삼동 SAI.01 프로젝트의 대지는 강남역과 국기원 사이 조용한 언덕에 위치하고있다. 마주보는 두면이 가로에 접한 경사지로, 주가로에 해당하는 6미터 도로변은 근생시설들로 변모해 가고 있으며, 4미터도로변은 다가구주택 등에 둘러싸여있다.

계획방향은 기존가로에 면해 있던 닫힌 담장의 형식을 들어 올려진 열린 담장의 이야기로 전환하는 것이다. 들어 올려진 담장은 내부의 마당이 주변가로와 연계되는 모습을 극대화시키면서, 과거의 기억과 개방성을 동시에 가져갈 수 있는 방안이 되었다.

담장은 SAI.01 프로젝트의 자연스런 정면이 되어 지고, 담장은 마당, 내부공간과 자연스럽게 연계되어 도시가로 경관을 만들어낸다. 내부에서 바라본 담장은 외부와의 물리적 경계 역할을 넘어, 빛의 궤적을 드러내는 건축요소로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되는 자연광의 모습을 담아 마당과 함께 내부공간의 시각적 공간적 경험을 제공한다.

또한, 담장은 마당과 연계되어지는 방식에 따라,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경계를 재구성하면서, 내부공간에서의 시선 흐름을 도시로 확장시켜주는 역할과, 내부로 시선을 집중시키는 요소로 건축공간의 경계를 변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한다.

마치며...

담장과 마당은 한국적 주거공간의 상징적 요소로서, 마을의 풍경을 만들어 왔다. 현 시점의 서울은 근대기의 도시구조 까지도 해체되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변화를 받아들이지 말자는 이야기는 너무 진부해 질 수 있다. 하지만, 과거 우리의 경관 을 만들었던 요소들이 현대적으로 재해석되어질 수 있다면 그 것만으로도 의미있지 않을까?

역삼동 SAI.01프로젝트가 기존 주거지의 기억을 흔적으로 담아냄으로써, 주변지
역과 경관적 연속성을 만들어 내고, 지역의 고유한 도시정체성을 유지하는 데 순
기능으로 작용하기를 기대한다.

이 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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