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건축상 수상작
올해로 38회째를 맞이하는 ‘서울특별시 건축상’은 건축 분야 최고 권위의 상으로서, 건축의 공공적, 예술적, 기술적 가치를 구현해 시민 삶의 질을 향상시킨 우수한 건축물을 매년 선정해오고 있으며, 올해는 ‘일반건축’, ‘녹색건축’, ‘건축명장’에 더하여 ‘2020 제12회 서울건축문화제’ 주제인 ‘틈새건축 부문’을 신설하여 4개 부문으로 접수받아 20작품이 수상되었다.

최우수상  중림창고

본문

작품설명

·작품명: 중림창고
·설계자: 강정은
·설계사무소: 건축사사무소에브리아키텍츠
·건축주: 서울특별시
·시공사: (주)은하건설
·위치: (구주소) 서울특별시 중구 중림동 441-1
(신주소) 서울특별시 중구 서소문로6길 33
·용도: 마을공동이용시설, 문화복합시설
·대지면적: 253.7㎡
·건축면적: 122.61㎡
·연면적: 267.26㎡
·규모: 지하1층, 지상2층
·구조: 철근콘크리트



[작품소개]

서울 서대문 밖 근처에 있던 낡은 창고는 청파로변에 위치한 중림시장과 괘를 같이했다. 중림시장은 조선시대에는 칠패시장으로 근대에는 경성수산시장으로 불리며 한강에서 만초천을 따라 물산이 들어오던, 80년대까지 서울에서 번창한 수산시장이었다. 시장은 새벽에 열렸고 점포가 없는 상인들이 장사를 마치고 남는 물건을 인근 언덕배기 자투리 땅에 얼기설기 건물을 지어 보관하던 것이 창고의 장소적 기원이다.

80~90년대 서울의 기능이 강북에서 강남으로 옮겨가면서 시장도 노량진으로 가락동으로 이전하자 중림시장은 쇄락하고 창고 또한 버려졌다. 건물은 10년 이상 동네의 구박 덩어리 흉물로 전락하던 시절을 지나 최근 서울로주변 도심재생사업의 대상지가 되었다. 재생사업의 앵커시설이 흔히 주민들을 위한 회합의 장소로 사용되는데 반해, 중림창고는 도심에 가까운 위치와 주변의 다양한 유동인구를 감안하여 많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사용하길 바라는 발주처의 기대와 새로 지었으나 원래 있었던 듯한 건물이 되길 희망하는 동네주민들의 바램으로
진행되었다.

길이 55m, 좁은 폭은 1.5m, 넓은 폭은 6m, 대지고저차 8m의 길가에 위치한, 길고 얇고 높은 대지는 4m의 언덕길을 사이에 두고 성요셉아파트와 마주하고 있다. 아파트 앞길은 오랜 세월 여러사람들의 필요에 의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들쑥날쑥한 경계와 삐죽삐죽 튀어나온 가게들이 독특한 풍경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50년 된 아파트와 거리의 풍경 안에서 기존 창고건물은 오래 함께한 언덕길의 한 부분인 듯한 느낌이었고, 새 건물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길가에 면한 가게들의 조형언어를 해석하고, 이에 대한 반응으로 새 건물도 분절된 단위의 조합으로 구성하여 건물의 매스와 외부공간을 만들었다. 또한, 도심에 있되 세련되지 않은 다소 오래된 듯한 투박한 동네 분위기는 내외부 재료를 결정 하는데 영향을 주었다.

건물 전체 동선의 흐름을 만드는 데는 오래된 동네 길의 이미지가 반영되었다. 건물 내부는 폭은 좁지만 한 쪽 끝에서 다른 쪽 끝이 건네다 보일만큼 깊은 깊이감을 가진다. 깊이있는 공간은 외부공간과 수직동선으로 연결되고, 끊어지고, 다시 다른 방향으로 향하게 되는 공간적, 시각적 다양함을 보여준다.

레벨차를 반영한 내부는 오픈된 하나의 공간처럼 보이지만 높은 공간, 낮은 공간, 2층으로 연결된 공간, 외부와 연결된 공간 등 여러 단위의 구성이 가능하여 이용자에 의해 가변적으로 사용되도록 하였다. 이렇게 만들어진 공간은 휴식으로, 모임으로, 혹은 한시적 가게나 문화적 장소로 활용 가능할 것이다.

땅이 길가에 길게 면해 있기 때문에 거리에 서면 건물의 형상을 한눈에 알아볼 수 없으나, 그 특징을 적극 활용하여 거리로 면한 모든 면에서 건물내부로 접근 가능하게 하고, 건물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모두 보일 수 있도록 1층의 전면을 개방하였다. 그로 인해 건물의 영역에 머무는 사람들이 지나가는 사람들을 불러들이고 같이 어울릴 수 있는 장소가 될 것이다.

건물과 도로 사이의 외부공간은 경사지에서 건물로 진입하기 위한 물리적 방법으로의 단을 만들었고, 이곳은 중림동을 배경으로 한 옛 사진들에서 흔히 보던 동네 거실로써 사용되어 길에서의 추억이 만들어질 것이다. 건너편 주민들이나 지나가는 사람들이 앉아서 담소를 나누거나, 언덕을 올라가다 잠시 쉬었다 가는 곳, 갑갑한 도시 내에서 여유를 갖을 수 있는 곳, 아이들이 모여서 재밌게 놀 수 있는 곳이 되도록 다양한 방식으로 디자인했다.

중림창고는 예전부터 지금까지 서울 도심 내에 위치한 창고다. 예전에는 필요에 의해 물건을 보관하는 물리적 창고였다면 이제는 다녀간 여러사람들의 기억 속에 장소와 장소에서의 추억이 생각나는 기억의 창고가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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