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반하이브(2008)는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도심(urban) 속 하얀 벌집(hive)’이다. 흰색의 외관에는 구멍이 가득 뚫려있고 외관만으로는 그 층수를 알 수 없을 정도인데, 이는 이 작품만의 독특한 건축 기법 때문이다. 일반적인 고층건축은 내부에 기둥을 세우고 외부는 커튼월(curtain wall) 공법으로 마무리하는데, 설계자는 이 방식을 정반대로 뒤집어버렸다. 내부의 골조를 밖으로 꺼내고 창을 안으로 들여버린 것이다. 구조인 콘크리트 벽을 높이 세우기 위해 사선형 구조로 철근을 짜고 그 사이를 과감하게 원으로 뚫었다. 무려 3,371개의 구멍이 건물의 창이 되기 위해 뚫린 것이다. 자연에서 볼 수 있는 벌집과 같은 디자인, 다시 말해 비어있으나 가장 안전한 구조가 된 것이다.
건물 안에서 이 원형의 창을 바라보면 익숙한 사각형 창이 아니기에 일탈의 시선으로 바깥을 바라보게 된다. 이 덕분에 사람들은 자칫 진부할 수도 있는 도시의 풍경을 네모난 액자가 아니라 카메라를 들여다보듯이 새롭게 즐기게 된다. 어반하이브는 열린 공간의 표정으로 도시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