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논현동에 자리한 의화빌딩(2006)의 영어 이름은 “7th Heaven”이다. 천국 중에서도 최상의 천국이란 의미이다. 이 건축물은 상업적 임대건물이기에 다양한 입주자들이 한 건물에 모여 생활하며 작은 사회를 만들어 간다. 일반적으로 한 장소 안에 속한 단체나 개인들은 개개인의 특성이 사라지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의화빌딩은 각 매스 하나하나로 공간 속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역설적으로 보여줌으로써 개개인의 특징을 살리고자 하였다. 서로 독립된 입주자들처럼 다양한 직육면체를 쌓아 올렸고, 각 직육면체들의 유리창 및 발코니는 도로를 향하여 뚫었다.
1층에서 직접 접근이 가능한 2층의 우측 육면체는 강렬한 빨간색으로 보행자들의 시선을 끌도록 했고, 가장 높은 7층의 육면체에는 초현실적 느낌이 들도록 금속 외피를 씌워 최상의 장소(7th Heaven)임을 암시하게 하였다. 자연스레 내부에서는 같은 한 층에서도 천장 높이가 다르게도 되고, 바닥 일부가 들어 올려지기도 하면서 평면의 외곽선이 다양해졌다. 모든 층이 1개 이상의 발코니나 데크의 외부 공간을 가지고 있고, 배면의 뚫린 틈새를 통한 빛과 공기의 흐름은 지상 같은 지하 주차장 입구를 만들었다. 또한 끊임없이 변화하는 임대자들의 요구와 개성을 표현하여 육면체의 이미지로 건물의 파사드를 이루었는데 이 덕에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호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