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움의 현대 미술관(2004)은 프랑스의 거장 장 누벨(Jean Nouvel)이 설계하였다. 장 누벨은 온통 바위였던 비탈진 남산의 산자락에 큰 구덩이를 파고 건물을 심어버림으로써 산길을 걸어 미술관 사이로 들어가는 느낌을 구현했다. 건물 안에서 마당을 보면 식물과 바위가 어우러진 모습이 전통적인 조선의 산수화 같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장 누벨은 이 건축에서 세계 최초로 전시 박스의 재료로 부식 스테인레스 스틸을 채택했다. 새카만 부식 스테인리스 스틸을 사용해 외벽을 이음새 없이 처리했고, 이것을 유리 창문과 교차 반복함으로써 실내에서 명암의 교차에 의해 미술품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들었다. 기존의 생각을 뛰어넘는 재료와 공간을 통해 건물 자체를 도시의 대지 위에 들어선 하나의 거대한 미술품으로 승화시켰단 점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