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듯하게 구획된 거리 속에 상가가 자리하고 단조로운 원룸형 건물들 속에 오묘한 느낌을 주는 건물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노란 벽돌로 꾸며진 외벽에 다소 불규칙한 창문들은 친근감을 자아낸다. 밖으로 큼직하게 돌출된 금속형 외장재를 보면 생소하다는 감정도 지울 수 없는 이곳은 ‘구산동 도서관마을’(2015)이다. 주민들의 요구로 처음 시작된 구산동 도서관마을 조성은 2012년 서울시 주민참여 사업으로 선정되면서 구체적인 그림이 그려졌으며, 충분치 못한 예산과 기존 마을 골목의 풍경을 살리려는 이유 등으로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방식으로 2013년 제안공모가 발주되었다. 기존 주택 8개동, 1개의 막다른 도로를 포함한 11개 필지를 부지로 확보하고 사업을 추진하면서 구조적으로 재활용이 가능한 건물 3개동과 옛 도로를 적극 활용하여 마을의 과거와 현재를 재구성하고 다양한 크기의 공간을 창출하였다. 이렇게 여러 개의 건물과 공간들이 뭉쳐있는 형태 덕에 '도서관 마을'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기존 마을의 풍경과 어울리면서 주민에게 필요하고 적절한 규모의 맞춤형 프로그램을 훌륭히 담았으며, 공공프로젝트의 추진방향을 새롭게 제시한 점을 높게 평가받아 제34회 서울특별시 건축상 대상을 수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