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오피스 공간은 과거와 달리, 효율성 이상의 새롭고 다양한 가치의 문제와 직면하게 되었다. 종이가 아닌 스크린으로의 업무 전환은 화면 눈부심(glare)을 줄여줄 수 있는 안정된 빛 환경을 요구하며, 많은 인원이 일정시간 밀폐된 공간 안에서 생활하면서 겪게 되는 심리적 지속가능성의 중요성, 냉방 부하를 줄여 탄소 저감을 실천해야 하는 친환경성, 그리고 무엇보다 새로운 세대의 출현과 코로나 이후 변화된 창의적 업무방식들을 수용해야 하는 유연함까지…
마곡에 위치한 IT회사 연구소 프로젝트에서는 이와 같은 다양한 문제들을 건물의 중심 보이드(void)로 부터 압출 알루미늄 입면에 이르기까지 몇 가지의 건축적 레이어링을 적용하여 해결하고자 한다.
건물의 중심부를 형성하는 보이드 공간은 업무공간의 동선체계를 입체적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투시형 엘리베이터가 보이드(void) 공간을 관통하는 것은 물론, 중심에 떠 있는 계단 역시 보이드 공간을 가로지르면서 수직이동과 수평의 브릿지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게끔 의도되었다. 보이드를 통한 시각적 연계성은, 각 층 전체가 열린 구조로, 직원들의 우연한 마주침을 극대화하여 관계의 활성화를 유도하고자 한다. 중심 보이드의 공공적 성격과 대비하여, 보이드와 멀어질수록 프라이빗한 집중업무의 공간으로 레이어링 되도록 구성하였으며, 보이드 하부에는 가든을 형성하여 적절한 습도를 제공함과 동시에, 아트리움 상부의 전동 환기창과 연동 대류를 발생시켜 전체 공간내의 자연환기를 활성화 시키도록 하였다.
알루미늄 압출로 특수 제작된 루버는 콤포넌트 표면의 곡률로 인해 직사광선을 차폐하는 동시에 반사광을 여과하여 흘려보낼 수 있도록 고려되었다. 작업자의 화면 눈부심을 막아주며 심리적으로도 안정된 빛 환경을 제공함과 동시에 건물의 냉방부하를 현격히 줄이는 기능을 한다. 또한 건축물과 도시의 관계성에서, 관찰자의 시점에 따라 변화하는 렌티큘러 효과로 인해 정적-동적의 표정 변화 또한 자유롭다.